안녕하세요, 진원 여러분.
오늘은 한 주의 반인 수요일입니다. 시간이 쏜살같네요.
이번 시간은 예수의 정치에 대한 내용입니다.
예수와 정치가 어울리지 않는 단어들의 나열같이 느껴질 수 있습니다.
그러나 예수가 선포한 하나님 나라는 지극히 정치적이라 할 수 있습니다.
이 글이 오늘의 묵상에 도움이 되기를 바랍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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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수가 활동했던 팔레스타인은 이중의 착취 구조 아래 신음하고 있었다. 로마 제국은 세금과 관리들을 통해 경제와 정치를 장악했고, 이스라엘의 종교 지도자들은 성전 제도를 통해 성전세 등 또 다른 형태의 통제를 가했다.
백성들에게 이러한 세금과 부채 문제는 그들의 삶에서 가장 큰 고민거리였다. 이러한 현실 때문에 그들은 사제 귀족 계층과 갈등을 빚기도 했다. 실제로 기원후 66년, 반란군이 예루살렘 성전에서 부채 문서를 불태운 사건은 당시의 사회적 긴장을 잘 보여준다.
예수가 태어난 갈릴리는 특히 정치적 긴장이 늘 존재하던 지역이었다. 이곳은 로마에 대항하는 민족주의적 봉기와 게릴라전의 중심지였기에, 갈릴리 출신이라는 것만으로도 정치범으로 의심받기 충분했다. 누가복음에 따르면, 빌라도는 반란자들의 피를 희생 제물에 섞어 바치기까지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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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수는 바로 이런 소외가 끝없이 일어난 상황, 격변과 반란으로 어지러운 상황 가운데 갈릴리 출신으로 이 땅에 나타나셨고 하나님 나라를 선포했다. 예수는 당시 유대 종교 문화에 맞서서 격렬하고 타협하지 않는 언어를 사용했으며, 기존의 율법 해석을 뒤집는 가르침을 주었다. 이런 그에게 어부들, 열심당 지지자들, 다양한 하층민이 몰려들었다.
종교 권력자들은 예수를 심각한 위협으로 여겼고, 그를 무너뜨리려는 음모를 꾸몄다. 로마인들은 예수가 카이사르의 정당한 통치를 전복한다고 여겼다. 이런 면에서 예수의 하나님 나라에 대한 선포는 세상의 질서에 도전하는 급진적인 선언인 동시에 정치적 행동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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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하나님 나라의 정치학: 전복과 변혁의 비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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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수의 하나님 나라는 개인의 내면적 경험이나 내세에 국한된 개념이 아니다. 오히려 그것은 현실 세계의 구조와 갈등하며, 이를 변혁시키는 힘이다. 예수의 정치적 행동은 세 가지 핵심 영역에서 드러난다:
첫째, 세금: 권위의 전복
카이사르의 것은 카이사르에게, 하나님의 것은 하나님에게 바치라는 예수의 대답은 단순한 타협이 아니라, 하나님의 절대적 권위를 주장함으로써 로마 제국의 정당성을 근본적으로 흔드는 선언이었다. 실제로 예수가 빌라도 앞에서 받은 혐의 중 하나는 세금 바치는 것을 반대했다는 것이었다.
둘째, 식사: 경계의 해체
예수는 모든 부류의 사람들과 식사하며 사회적 경계와 종교적 규범을 깨뜨렸다. 특히 그는 죄인, 세리, 부정한 사람들, 몸이 불편한 이들을 식탁에 초대했는데, 이는 당시 종교 질서에 대한 도전이었다. 예수의 식사는 하나님 나라에서는 누구도 소외되지 않음을 보여주는 강력한 정치적 행위였다.
셋째, 성전: 권력 공모의 폭로
예수가 십자가에 처형된 가장 직접적인 원인은 성전 모독 죄였다. 성전은 로마의 화폐 시장과 지역 경제가 만나는 지점으로, 정치적· 종교적 권력의 공모가 가장 분명하게 드러나는 곳이었다. 예수는 이 상징적 공간에 도전함으로써 기존 질서에 정면으로 맞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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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수는 반란자, 범죄자, 안정된 질서를 위협하는 사람들만 맞이하는 죽음을 맞이했다. 역사가 요세푸스는 예루살렘 밖에서 일어난 수많은 십자가 처형에 대해 언급한 바가 있는데, 모두 반역죄였다. 예수가 체포되어 재판받고 죽음에 이르는 과정은 음모, 거래, 고문, 은밀한 행동, 죄수 교환 논쟁, 권력자들의 조작 계획, 사법 살인이라는 정치 드라마의 분위기를 풍긴다. 이는 그의 가르침과 행동이 얼마나 정치적으로 전복적이었는지를 보여준다. 그러나 역설적으로, 이 십자가는 모든 억압적 권력에 대한 저항의 상징이 되었다.
골로새서 2:15
"통치자들과 권세들을 무력화하여 드러내어 구경거리로 삼으시고 십자가로 그들을 이기셨다."
십자가는 세상의 권력 구조를 무력화하고, 새로운 공동체의 탄생을 알리는 사건이다. 십자가를 통해 탄생한 교회는 세상 권력에 대한 궁극적인 도전의 공동체이다. 예수가 우리의 ‘주’라면, 다른 ‘주’는 우리에게 없다. 그러므로 십자가와 자신을 동일시하는 공동체는 지상의 권력 구조에서 주변부가 되고, 거류민이 되고, 기득권의 성문 밖이 유일한 집이 되며 대안적 삶의 방식을 추구한다.
인류 역사에서 십자가는 저항과 반란의 상징, 공권력이든 정치 권력이든 인간의 정신과 육체를 억압하려는 모든 시도에 대한 저항의 상징으로 골고다에 서 있다. 모든 체제와 이념, 모든 정권과 제도에 대한 반란으로서 십자가는 개인과 집단을 계속해서 경계 밖으로 밀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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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날 많은 이들은 예수를 단순히 관용과 화합을 가르친 온화한 인물로 그리지만, 복음서의 예수는 ‘평화가 아닌 칼’(마10:34)을 가져온 자이다. 그는 악의 세력과 타협하지 않고 이를 정면으로 대적했다.
그러나 예수의 정치는 궁극적으로 사랑의 행위이다. 그는 권력을 추구하지 않고 오히려 섬김을 통해 위계질서를 전복했다. 제자들의 발을 씻긴 세족은 이러한 그의 정치적 비전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스승이 제자의 발을 씻기는 행위는 기존의 위계를 뒤집는 혁명적 행위였다.
예수의 정치는 이 세상의 정치와 근본적으로 다르다. 그것은 권력 장악이나 지배가 아니라, 사랑과 섬김을 통한 세상의 변혁을 추구한다. 이 세상에 속하지 않는 나라는 오히려 이 세상을 가장 근본적으로 변화시키는 나라이다.
요한복음 18:36
"내 나라는 이 세상에 속한 것이 아니오"
하나님 나라라는 기쁜 소식은 혁명과도 같은 소식이다. 하나님 나라는 인류 역사 안에서, 인류 역사를 비판하는 과정으로 기능한다는 점에서, 다른 무언가를 가리키는 끊임없는 상징으로 작동한다는 점에서, 초월의 징표로 살아 숨 쉰다는 점에서 ‘다른 세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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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수가 비정치적이었다고 말하려 한다면, 정치라는 개념을 할 수 있는 한 협소하게 정의해야만 할 것이다. 예수의 삶, 활동, 가르침, 십자가, 그리고 기존 체제를 뒤흔드는 모습, 사회가 어떤 역할에 대해 갖고 있던 고정관념을 뒤집는 일, 그렇기에 일어날 수밖에 없는 그의 죽음은 섬김에 근원을 둔 전복적인 정치 활동이었다.
예수의 정치적 투쟁은 계속되고 있다. 그의 사랑의 방식으로 말이다. 예수를 따르는 제자의 길은 바로 이 사랑의 투쟁에 참여하는 것이다. 그것은 모든 억압과 불의에 저항하며, 하나님 나라의 가치를 이 세상에 실현하기 위한 끊임없는 노력이다. 이러한 십자가의 비전을 우리 진원들이 기억하기를 바란다. 하나님 나라는 기존의 가치와 구조가 뒤집힌 나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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